사진 및 텍스트 : Brandon Herell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에는 독특한 기운이 있다.
보에 애디슨은 시애틀에서 북쪽으로 2-3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예술가의 마을이다.
그 "도시"는 고작 두 블록 정도되는 규모로, 갤러리가 몇 채, 중고품 가게가 한 채, 술집이 한 채,
그리고 특출나게 맛있는 음식점이 몇 군데 있다.
도로보다 조금 높이 있는 산책로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모든 것에 장인의 고집이 느껴진다.
그 중 수납장 가게는 골목을 조금 들어간 곳에 목재를 파는 작은 가게와 함께 있다.
크기와 품질에 따라 가격이 붙어 있고, 견목 한판짜리나 가구를 만들고 난 후 남은 단재가 한쪽 벽에 기대어져 있다.
조지 나카시마의 가구를 떠올리게 하는 목재가게이다. 다행히, 수납장 가게는 앞집을 빌려주고 있어서 거기에 머물게 되었다.
그 게스트 하우스는 손수 작업한 디테일의 융합체였고, 그야말로 수납장 장인이 지은 느낌이었다.
침실의 옷장은 코마가타 지붕의 복잡한 곡선에 딱 맞게 만들어져 있었고, 부엌 찬장의 목재는 감탄할 정도로 아름답다.
이 작은 예술 마을에 며칠 머물 수 있어 좋기도 했지만 번거로운 점은,
얼마 안되는 가게가 (저녁 7시) 닫혀 버리면 저녁 식사를 놓쳐버린 다는 점이다.
일기 예보에 비가 온다고 하니, 몸이 따뜻해지는 저녁 메뉴가 먹고 싶었고 죽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
맞춤형 수납장에서 비취색의 반점이 들어간 돌 같은 모습의 RIM 그릇을 꺼냈다.
산초를 빻아 놓고 밥을 약불에 올린 후, 폐점 10분 전인 가게에 와인을 사러 갔다. 앞에서 털이 덥수룩한 강아지가 맞아 주었다.
내가 보기엔, 동네 강아지가 저녁에 심심하니 잡담이라도 하러 나온 모양새였다.
생강이 듬뿍 들어간 죽 덕분에 몸이 따끈따끈해지니, 추운 뒷베란다에 나가 문제가 있던 가스 모닥불대를 살펴볼 용기가 생겼다.
친구 마일이 우리 몰래 술집에서 산 데킬라를 들고 갑자기 나타나서 작은 CAST 유리잔에 담아
다같이 모닥불 옆에 앉아 사미슈강의 저물어 가는 저녁녘을 바라보았다.
Brandon Herrell
시애틀 거주의 사진가이며 작가.
시애틀 거주의 사진가이며 작가.
태어나고 자란 퓨젯만(워싱턴주)의 울퉁불퉁한 해안선이 갖는 조용한 에너지. 인물, 정물, 라이프 스타일 사진을 통해
개방적인 공간, 자연, 내성이라는 테마를 다룬다. 느리고 고집스럽고 성실한 라이프스타일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 특기.